Coronavirus  Shutdown (권여호수아 선교사님)

한 사람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도 뛰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한 무리가 되었다. 한 사람을 붙들고 왜 뛰느냐 물었다. 그러자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다. 더 놀라운 것은 모두가 왜 뛰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신속히" 속도와 빠르기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급변의 시대에서 세상은 정신 없이 돌아간다.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 우리는 앞뒤 쳐다볼 시간이 없다. 여유 자체가 사치다.

이솝의 우화 "개미와 베짱이"는 개미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해 놓았다. 성경에서도 게으른 자는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라 말한다. (잠언 6:6 ) 많은 사람들이 개미 예찬을 통해 일하기를 싫어하고 놀고 먹기를 좋아하는 자들에게 개미의 노동을 배우라 외친다. 그런데 실제 개미를 잘 관찰하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개 개미집 주변엔 수많은 개미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고 2-3미터 긴 행렬로  왕복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잠시 쉬거나 잠자는 개미는 단 한마리도 찾아 볼 수 없다. 이것만 보면 개미가 부지런하다는 것이 결코 틀리지 않다. 그런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이와 상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실제 먹이를 물고 나르는 개미는 의외로 극소수다. 그냥 빈손으로 정신없이 왔다갔다만 하는 개미가 부지기 수다. 그런데 먹이를 나르는 개미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개미는 자신보다 큰 먹이를 물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 끙끙대고 있고, 어떤 개미는 먹이같지 않은 것을 물고 종종 걸음으로 달려간다. 먹이가 장애물에 걸리면 쉽게 포기하는 개미도 있고 끝까지 고집 피우는 개미도 있다. 어떤 개미는 먹이를 물고 집 주변만 뱅뱅 돌기만 하고  반면 어떤 것은 먹이를 물고 집에 들어 갔다 도로 물고 나오는 개미도 있다. 심지어 물고 나온 먹이를 밖에 내동댕이 치고 다른 곳으로 가는 개미도 있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것을 보면 개미는 부지런하다기 보다  몹시 분주하다는 것이 맞다.

한 정신병원이 있었다. 그곳에선 환자의 퇴원 결정을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했다. 목욕탕에 수도를 틀어 놓는다. 그리고 환자에게 걸레를 주고 바닥을 닦도록 한다. 환자가 수돗꼭지를 잠그고 걸레질을 하면 퇴원이다. 그런데 대부분 수돗꼭지를 틀어 놓은 채 열심히 걸레질만 한다.

열심히 톱질하는 벌목꾼이 있었다. 한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는 그에게 다가와 이렇게 조언했다. "톱 날이 너무 무디군요. 톱 날을 갈고 하시면 훨씬 일이 수월하실 것입니다." 이에 벌목꾼이 대답했다. "이보오, 내겐 그런 시간이 없다오."

현대인들은 분주한 개미같고, 수돗꼭지를 틀어 놓은 채 열심히 걸레질 하는 환자 같고,  무딘 톱질하는 벌목꾼 같다. 무엇보다 방향도 목적지도 없이 정지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열차에 탄 사람들 같다.

어떤 유명 목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하나님의 심판이라 말한다. 어떤 유명 신학자는 코페르니쿠스 전환이라 말하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 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종말을 향해 폭주하는 인류 열차를 잠시 하나님께서 세우셨다고 생각한다. 종말을 예고하는 파괴된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들이 이를 답변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인은 lockdown 기간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았다. 손가락 터치 하나로 모든 정보를 다 알아내고  복제 인간까지 온 최첨단 기술과 의술이 무용지물이란 것을 알았다. 하늘까지 올랐던 인간의 교만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맥없이 죽어나가는 무력함에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한 약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손톱만한 칩에 도서관 장서를 집어넣은들 무슨 유익이 있는가?

2차 세계 대전 후 비신자는 신자가 되어 돌아왔고 신자는 무신자가 되어 돌아왔다. 신자는 참혹한 죽음 앞에 신이 계시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절망했고 비신자는 신을 찾지 않으면 도무지 참혹함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 코로나로 많은 비신자들괴 집 떠난 탕자같은 자들이 하나님을 많이 생각했을 것이다. 울부짖으며 찾은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주여! 당신 앞에 무릎 꿇고 간구하오니 코로나를 통해 우리의 신앙과 삶을 돌아보게 하시며 믿지 않는 자들과 주님 곁을 떠났던 자들이  당신께 돌아오는 기회되게  하소서 파괴된 생태계를 소생시키시며 멸망으로 치닫던 열차를 멈추시고 향방을 찾아 새출발하게 하소서 이전과 같은 기회를 주시고 앞으로 일상의 삶을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